
쾰른에 도착하는 순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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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카르파초가 이 화폭에 서명과 1490년이라는 연도를 적어 넣을 무렵, 베네치아는 이미 한 세대에 걸쳐 오스만의 팽창을 지켜보고 있었다. 1453년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었고 1470년에는 네그로폰테섬을 잃었으며, 튀르크 함대는 도시가 기대어 살던 교역로에서 늘 두려운 존재였다. 그 불안이 오래된 그리스도교 전설 속으로 스며든 듯하다. 화면에는 우르술라와 순례자들이 라인강을 거슬러 쾰른에 이르지만, 도시는 이미 군대에 포위되어 있다. 적진 위로 카르파초는 붉은 바탕에 세 개의 왕관이 그려진 깃발을 그렸는데, 일부 학자들은 이를 술탄 메흐메트 2세, 곧 베네치아에 닥쳐온 튀르크의 위협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는다. 앞쪽에서는 배가 도착했다는 소식이 훈족 수령에게 전해지고 있다. 순례자들이 향해 가는 학살을 코앞에 둔 장면이다. 연작을 위해 완성한 아홉 폭 가운데 첫 번째 그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