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nry Fuseli · PD
디도
상세 정보
이야기
1781년 여름, 런던의 왕립미술원이 서머싯 하우스에서 연례전을 열었고, 이 거대한 화폭이 그 안에 걸렸다. 작가는 영국에 정착한 스위스 화가 헨리 퓨젤리다. 그가 굳이 디도를 택한 데에는 까닭이 있었다. 같은 해, 미술원의 권위자이자 그의 맞수였던 조슈아 레이놀즈 역시 디도의 죽음을 출품했기 때문이다.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는 가슴을 드러낸 채 누워 있고, 곁에는 피 묻은 칼이 있다. 아이네아스가 떠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야기는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서 왔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인물은 유노의 전령 이리스로, 디도의 영혼을 몸에서 풀어 주려고 머리카락 한 줌을 자르러 왔다. 우람하고 극적인 육체는 퓨젤리가 로마에서 미켈란젤로를 얼마나 깊이 익혔는지 보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