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eronymus Bosch, Ecce Homo, 1495. Wikimedia Commons. · PD
에케 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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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빌라도가 채찍질당한 그리스도를 발코니에 세우고 아래의 군중에게 내보입니다. '이 사람을 보라.' 성난 무리 위로는 금빛 글씨로 '그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외침이 솟아오릅니다. 화면 앞쪽 구석에는 원래 이 그림을 주문한 가족이 무릎을 꿇고, '구세주 그리스도여 우리를 구하소서'라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이들의 모습은 물감으로 덮여 지워졌습니다. 1983년 그 덧칠을 벗겨 내자, 지워졌던 가족은 온전히 되살아나지 못하고 희미한 유령처럼 화면에 다시 떠올랐습니다. 잔인한 조롱의 장면 한구석에서, 사라졌던 기도가 그렇게 어렴풋이 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