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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사 가족
상세 정보
이야기
1905년, 스물네 살의 피카소는 거지와 병자를 차가운 색으로 그리던 청색 시대를 막 벗어난 참이었다. 파리에서 그는 몽마르트르의 메드라노 서커스를 자주 찾았고, 떠돌이 곡예사 살탱방크들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이 그림은 그중 여섯 사람을 천막도 관객도 없는 텅 빈 벌판에 모아 놓았는데, 저마다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1980년 엑스레이 조사에서 화면 아래에 두 개의 다른 구도가 숨어 있음이 드러났다. 피카소는 아홉 달가량에 걸쳐 이 장면을 거듭 고쳐 그린 것이다. 열 해 뒤 뮌헨에서 시인 릴케는 한동안 이 그림 앞에서 지내며 날마다 바라보았고, 그렇게 해서 『두이노의 비가』 다섯 번째 시가 태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