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hn Everett Millais · PD
오필리아
상세 정보
이야기
라파엘 전파 화가들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잎맥 하나까지 그리려 했다. 밀레이도 1851년 여름, 런던 근교 서리의 호그스밀 강가에 이젤을 세우고 몇 달을 앉아 강둑의 풀과 꽃을 한 포기씩 옮겨 그렸다. 물에 떠내려가는 인물은 겨울에 실내에서 따로 그렸다. 19세의 엘리자베스 시달이 물을 채운 욕조에 옷을 입은 채 몇 시간씩 누웠고, 욕조 밑에 놓인 램프로 물을 데웠다. 어느 날 램프가 꺼진 것을 밀레이가 알아차리지 못해, 시달은 찬물 속에 오래 방치되었다가 심한 병을 얻었다. 화면에 핀 꽃들은 그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저마다 뜻을 지닌다. 목 언저리의 제비꽃은 젊은 죽음을, 강둑의 양귀비는 잠과 죽음을 가리킨다. 셰익스피어의 오필리아가 노래를 흥얼거리며 물에 잠겨 드는 그 순간을, 밀레이는 슬픔도 공포도 없는 고요한 얼굴로 붙잡아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