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ncent van Gogh · PD
나막신이 있는 정물
상세 정보
이야기
1881년 늦가을, 반 고흐는 아직 화가라고 부르기 어려운 처지였다. 그림을 평생의 일로 삼겠다고 막 마음먹은 참이었고, 그는 헤이그로 가서 인척이자 이미 이름난 화가였던 안톤 마우버에게 몇 차례 지도를 받았다. 마우버는 그의 앞에 아주 단순한 정물을 놓아 주었다. 낡은 나막신 한 켤레, 오지 항아리, 그리고 바닥에 액체가 조금 남은 초록 병. 화면에 담긴 것은 그게 전부다. 나막신은 항아리 뒤로 반쯤 가려져 있고, 색은 탁한 갈색조로 눌러 두었다. 탁자 상판을 눈으로 훑어보면, 널빤지의 이음매를 나타내려고 붓 자루 끝으로 젖은 물감을 긁어낸 선들이 보인다. 화구 다루는 법을 아직 배우던 시기에 그린, 그의 가장 초기 유화 가운데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