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ter Paul Rubens, The Elevation of the Cross, 1609. Wikimedia Commons. · PD
십자가를 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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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루벤스가 이 거대한 세 폭 제단화를 그린 1610년 무렵의 안트베르펜은, 종교 갈등의 상처를 회복하던 도시였다. 반세기 전 성상 파괴의 물결이 성당의 그림과 조각을 대거 부수고 지나간 뒤, 가톨릭 교회는 텅 빈 제단을 다시 웅장한 그림으로 채우고 있었다. 루벤스는 8년간의 이탈리아 유학을 마치고 막 고향에 돌아온 참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배운 미켈란젤로의 근육진 몸과 카라바조의 강렬한 명암을 이 화면에 쏟아부었다. 중앙 패널에서는 건장한 사내들이 온 힘을 다해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를 곧추세우는 중이다. 인물들은 하나의 사선을 따라 위로 솟구치고, 근육과 밧줄, 개까지 팽팽한 긴장 속에 얽혀 있다. 이 작품으로 루벤스는 단숨에 북유럽 최고의 화가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