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휴스턴 미술관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대형 미술관으로 성장했고, 여러 유명 건축가들이 잇달아 세운 캠퍼스에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오래된 동은 강철과 유리의 거장 독일 건축가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증축했다. 이후의 전시관은 스페인의 라파엘 모네오가 지었고, 2020년에는 스티븐 홀이 설계한 세 번째 건물이 문을 열었는데, 벽이 곡면의 뿌연 유리로 되어 있다.
전시실은 르네상스의 금박 바탕 회화부터 라틴 아메리카 미술과 현대 미술의 두터운 소장품까지 아우른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작품은 지하에 있다. 두 건물 사이를 오가려면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터널 <내면의 빛>을 지나야 하는데, 느리게 바뀌는 네온 색으로 물든 이 통로에서는 바닥이 녹아내리는 듯하고 벽은 경계를 잃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