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
사라토프의 미술관에 알렉산드르 라디셰프의 이름을 붙이려면 최고 권력의 허가가 필요했습니다. 18세기 작가 라디셰프는 농노제를 비판한 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의 여행》 때문에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시베리아 유형으로 감형된 인물이었습니다. 한 세기 뒤, 파리에 살던 그의 손자이자 해양화가인 알렉세이 보골류보프가 미술관에 라디셰프의 이름을 붙인다는 조건으로 자신의 컬렉션을 사라토프에 내놓았습니다. 허가가 났고, 미술관은 1885년 이를 위해 지은 건물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파벨 트레티야코프가 자신의 갤러리를 모스크바에 기증하기 7년 전의 일입니다.
이곳에서 보게 되는 것들은 보골류보프의 파리 시절이 만들어 냈습니다. 그는 바르비종파 주변의 프랑스 풍경화를 수집했고, 미술관에는 지금도 코로를 포함한 알찬 작품군이 남아 있습니다. 또 프랑스로 유학 온 젊은 러시아 화가들을 돌보기도 했습니다. 일리야 레핀은 1876년에 그의 초상을 그렸는데, 이 초상은 레핀이 그 무렵 파리와 노르망디 해안에서 그린 습작들과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이후 컬렉션은 설립자의 기증품을 훨씬 넘어 커졌습니다. 상징주의 화가 빅토르 보리소프무사토프는 사라토프에서 태어났고, 미술관은 그의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아방가르드도 있는데,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1915년 작 〈네 개의 사각형〉은 한 변이 50센티미터가 조금 안 되는 절대주의 캔버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