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SSOT · PD
줄리오 클로비오의 초상
상세 정보
이야기
베네치아를 거쳐 로마에 막 도착한 젊은 엘 그레코가, 자기를 이 도시에 소개해 준 은인의 얼굴을 그렸다. 그림 속 노인은 줄리오 클로비오, 당대 최고의 세밀화가로 이름 높던 인물이다. 크레타 출신의 무명 화가였던 엘 그레코를 클로비오는 로마의 유력한 파르네세 추기경 집안에 이끌어 주었다. 노인은 자신이 손수 채색한 기도서를 활짝 펼쳐, 그 정교한 그림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평생을 바친 자기 솜씨를 조용히 내보이는 셈이다. 뒤편 창밖으로는 먹구름이 낮게 깔린 하늘이 보인다. 훗날 엘 그레코의 화폭을 가득 채우게 될 그 불안한 대기가, 이 이른 초상에 벌써 한 조각 스며 있다. 이 그림은 엘 그레코가 남긴 가장 이른 초상화의 하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