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가와 그 가족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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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1621년에서 1622년 사이의 안트베르펜. 에스파냐와 네덜란드 공화국 사이의 12년 휴전이 막 끝나 다시 전쟁이 벌어졌고, 도시가 먹고살던 스헬더강은 원양 교역에 막힌 채였다. 바로 그 무렵 요르단스는 안트베르펜 화가 길드의 수석에 뽑혔고, 여기 내놓은 것이 그의 살림이다. 오른쪽에 선 사람이 화가 자신으로, 한 발을 의자 가로대에 올려놓았다. 아내 카타리나 판 노르트는 검은 옷에 커다란 흰 주름깃을 두르고 앉아 있고, 첫아이 엘리사벗은 흰옷 차림으로 서서 산호 목걸이를 걸고 작은 꽃바구니를 들었다. 그 뒤로 붉은 옷을 입은 하녀가 포도를 들고 있다. 미술관이 제작 시기를 잡는 근거는 엘리사벗뿐이다. 1617년 6월 26일에 태어난 아이가 여기서는 네 살쯤으로 보이기 때문에, 설명판에는 한 해가 아니라 1621-1622년이라고 적힌다. 화가의 왼손에 들린 류트만은 아무도 풀지 못했다. 그가 연주했다는 증거는 없고, 미술관은 그저 집안의 화목을 가리키는 표시로 본다. 화면 왼쪽 아래에는 439라는 숫자가 캔버스에 그대로 적혀 있다. 1746년 라 그란하 궁전 국왕 부부의 침실에서 이 그림이 달고 있던 번호다.




